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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군 통제영에서 축제의 도시로 발돋움한 통영

by note7814 2025.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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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경상남도 남부 해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뛰어난 해양 경관과 함께 깊은 역사적 유산을 지닌 도시입니다. 조선시대 수군의 본거지였던 이곳은 그 이름부터가 군사적 상징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통영’이라는 지명의 어원, 군사적 배경, 역사적 사건과 더불어 오늘날 통영이 가진 문화적 정체성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통영의 어원과 유래

현재의 ‘통영(統營)’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수군 통제영(統制營)에서 유래했습니다. ‘통(統)’은 ‘통솔하다’, ‘다스리다’는 의미이고, ‘영(營)’은 군영, 즉 군대의 진영을 뜻합니다. 합치면 ‘군대를 통솔하던 본영’이라는 의미로, 이는 조선 수군의 본부가 이 지역에 있었다는 사실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조선 선조 30년(1597년), 이순신 장군의 뒤를 이은 수군통제사 원균이 통제영을 설치한 것이 통영의 지명적 기원입니다. 이후 1604년, 이순신 장군이 다시 수군을 이끌며 통제영을 재정비하면서 이 지역은 조선 수군의 중심이 됩니다. 17세기 중반 이후부터는 이 군영이 자리한 도시라는 뜻에서 ‘통영’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고, 1895년 행정구역 개편을 거치며 공식 지명으로 정착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이 지역이 충무현(忠武縣), 또는 ‘청정해역에 위치한 어업 중심지’라는 의미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특히 충무(忠武)는 이순신 장군의 시호에서 유래된 것으로, 1970년대까지도 ‘충무시’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가, 1995년 행정 통합을 통해 ‘통영시’로 확정되었습니다. 이처럼 통영의 지명은 단순한 지역 이름이 아니라, 국방·충절·해양의 정체성이 복합적으로 담긴 역사적 이름입니다.

한산도 대첩의 바다 역사

통영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단연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의 수군 재건입니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조선 수군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불과 12척의 배로 한산도 대첩(1592년 7월)을 승리로 이끌며 일본군의 해상 보급로를 차단했고, 이때 한산도 앞바다가 바로 오늘날의 통영 앞바다입니다. 한산도 대첩 이후 이순신은 이 지역에 한산진(한산도에 있던 수군 본부)을 설치하고 수군력을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그 결과 통영은 전략적 요충지로 떠올랐으며, 이후 수군통제영 본부가 세워지면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수군 기지가 되었습니다. 또한 통영은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사영이 설치된 유일한 도시로, 경상·전라·충청 수군을 모두 관할하는 최고 지휘소 역할을 했습니다. 이곳에서 파견된 통제사는 국왕의 명령을 직접 받아 해양 방어를 총괄했고, 전국 각지에서 통영으로 발령받은 장수와 군졸들이 모여 도시가 번성했습니다. 근대사에서도 통영은 해양 산업과 예술의 중심지로서 발전했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며 군사·항만 기능을 유지하는 동시에, 지역민의 예술혼이 꽃피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해안의 독보적인 필수 여행지인 축제의 도시

통영은 ‘통제영의 도시’에서 이제는 예술과 해양관광의 도시로 변화하며 대한민국 남해안에서 가장 독보적인 정체성을 지닌 지역으로 거듭났습니다. 동피랑 벽화마을, 통영 케이블카, 한려해상국립공원, 미륵산, 통영 루지 등은 현대적인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으며, 수많은 여행객들의 필수 여행지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통영은 윤이상, 전혁림, 유치환, 김춘수 등 한국 현대 예술사에 빛나는 인물들을 배출한 예향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매년 열리는 윤이상 국제음악제, 통영국제음악제,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이 도시의 문화적 저력을 세계에 알리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통영 나전칠기, 통영 자개공예 등 수공예 문화가 발달했으며, 이는 ‘통영공방’이라는 브랜드로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계승되고 있습니다. 또한 충무김밥, 통영굴, 멍게비빔밥 등 특색 있는 음식문화도 지역의 중요한 관광자산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통영은 오늘날에도 그 이름처럼 통솔과 조화, 문화와 해양이 통합된 도시로 성장 중입니다. 과거의 군사적 권위에서 벗어나, 문화로서 세계와 소통하는 진정한 ‘통제의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통영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 임진왜란의 승리, 그리고 조선 수군의 통솔 거점이라는 역사적 상징이 응축된 이름입니다. 오늘날 통영은 이러한 전통 위에 현대 예술과 관광, 해양 산업이 어우러진 도시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라면 통영의 절경만 보는 데 그치지 말고, 그 이름 속에 숨겨진 조선 수군과 민족의 혼을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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