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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빽빽하며 햇빛이 잘드는 고을 밀양

by note7814 2025.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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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은 경상남도 중북부에 위치한 도시로, 낙동강 유역의 자연환경과 함께 오랜 역사적 배경을 지닌 지역입니다. 밀양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신화적 기원과 행정사적 변화, 그리고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형성되어 온 깊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밀양의 지명 어원, 주요 사건, 그리고 문화적 유산을 중심으로 이 도시의 정체성을 들여다보겠습니다.

햇빛이 잘드는 고을 밀양의 어원

‘밀양(密陽)’이라는 이름은 한자로 ‘촘촘할 밀(密)’과 ‘볕 양(陽)’을 써서, ‘햇빛이 잘 드는 촘촘한 고을’, 또는 ‘산이 빽빽하면서도 양지바른 곳’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밀양’이라는 이름은 고려 시대에 처음 등장하였으며, 그 전에는 ‘미리미동국(彌離彌洞國)’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미리미동국은 수로왕이 건국한 가야의 일부로, 신화적 요소를 담은 고대 지명입니다. 이후 신라에 병합되면서 ‘밀성군(密城郡)’으로 개칭되었고, 고려 현종 때 ‘밀양군’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밀양도호부로 승격되어 행정적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변천 과정을 통해 밀양은 단순한 지명이 아닌, 고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변화와 지속을 상징하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또한 ‘밀’자는 비밀스럽거나 단단하다는 뜻도 지니고 있어, 천연요새 같은 지형에 위치한 밀양의 특성과 잘 부합합니다. 실제로 밀양은 영남과 호남, 경북을 잇는 내륙 교통의 결절점으로, 산과 강이 어우러진 천혜의 요충지로 기능해 왔습니다.

항일운동과 민족교육 운동의 중심지

밀양은 조선 중기 이후 유학과 의병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충절과 학문이 빛났던 도시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사건 중 하나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당시 밀양 출신 유생들이 의병을 일으켜 왜군과 청군에 맞서 싸운 일화입니다. 특히 정인홍, 손기양, 이언적 등의 학자들이 밀양 지역을 중심으로 유학 교육과 의병 조직에 힘썼으며, 이들의 영향력은 조선 후기 정치에도 큰 파장을 남겼습니다. 근현대사에 와서는 밀양 항일운동과 민족교육 운동이 두드러졌습니다. 1919년 3·1운동 당시, 밀양에서도 수많은 학생과 주민들이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으며, 이후 지역 지식인들이 중심이 되어 신간회 지부와 야학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이처럼 밀양은 독립운동의 지역적 거점 역할을 수행했으며, 후일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하게 됩니다. 또한 2000년대 들어서 밀양은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으로 전국적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발 반대 차원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자치와 생존권에 대한 저항으로 평가받으며 한국 시민운동사에 기록되는 중요한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밀양 아리랑과 영남루의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밀양

밀양은 풍부한 역사적 배경과 함께,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밀양 아리랑은 진도 아리랑, 정선 아리랑과 더불어 한국 3대 아리랑으로 꼽히며,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 목록에도 포함됩니다. 밀양 아리랑은 서민의 애환과 지역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민요로, 매년 개최되는 밀양 아리랑 대축제에서 시민들의 자부심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또한 밀양 영남루(嶺南樓)는 조선 3대 누각 중 하나로, 낙동강 변에 위치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명소입니다. 이 외에도 표충사, 천왕산, 위양지, 얼음골 등은 문화와 생태가 융합된 지역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교육 목적으로도 많은 체험학습 대상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대 밀양은 농업과 전통공예를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를 유지하면서도, 최근에는 문화관광, 귀농귀촌, 로컬푸드 산업을 중심으로 도시 재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연결되는 문화의 축이 비교적 잘 보존된 곳으로, ‘작지만 강한 지역문화도시’로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밀양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고대 미리미동국부터 고려·조선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전통과 정체성을 지켜온 도시입니다. 임진왜란과 항일운동, 송전탑 반대 운동까지 이어지는 시민정신과, 아리랑과 영남루로 대표되는 문화유산은 밀양이 가진 독보적인 도시 정체성을 잘 보여줍니다. 자연, 역사, 문화가 공존하는 밀양은 앞으로도 지역성과 공동체 가치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로 성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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